2009년 8월 7일 금요일

삼성과 대우의 가정용 8비트 증권 조회 시스템.

다들 아시다시피 삼성은 겜보이(세가의 마스터 시스템), 대우는 재믹스 슈퍼V(MSX2 호환기)를 한국에서 판매한적이 있다.


그런데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삼성과 대우는 각각 가정용 게임기를 단말로 삼아 네트워크에 접속하여 증권 정보를 알아볼 수 있는 시스템을 한국에도 도입했었다.


모뎀으로 네트워크에 접속하여 증권정보를 알아보는 이 시스템은 당시 한국에서는 제법 획기적이었겠지만, 1990(!)년 당시의 IT환경이나 네트워크에 대한 인지도를 생각해보면 너무 앞서간게 아니었나 싶기도 하다.


게다가 가격도 삼성 겜보이의 '삼성겜보이 증권정보 서비스 시스템'의 경우 모뎀과 소프트웨어를 포함한 가격이 15만원이었기 때문에 본체를 포함한 체감 가격은 당시로서는 꽤 높은 수준이었으리라.(겜보이 본체가 11만원이었다. 합치면 26만원이 대충 넘어가는 가격이었는데, 삼성의 교육용 컴퓨터 본체가 60만원이었다)


반면 대우의 재믹스 슈퍼V는 '대우 증권 다이알VAN' 이나 다른 정보 서비스망에 가입하면 이용 가능했다. 그러나 그런 만큼이나 전용 키보드가 반드시 필요했고 가격은 5만원, 모뎀(CMD-120)이 7만원이었다. MSX 호환인 만큼이나 보다 역시나 우리가 생각하는 컴퓨터의 이미지에 보다 가까웠다고나 할까?


아무튼 삼성 시스템이 리모콘으로만 조작 가능한 비교적 용도가 비좁은 시스템이었던것에 비해, 대우 시스템쪽은 굳이 증권 조회용이 아닌 다른 용도로도 사용할 수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실제로 사용해보지 못했기 때문에 그점은 뭐라고 말할 수 없겠다.


어찌되었든 당시로서는 이 모든것이 실험적인 차원이었던거 같고, 집에서 아이들 게임기를 붙들고 주식투자를 하는 모습이 과연 1990년도를 살아가는 한국의 성인들에게 얼마나 먹혀들었을지는 의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홈트레이딩이라는 개념 자체도 희박했던거 같으니까.


그러나 외국에서 만들어진 기기를 달랑 수입해다 그저 팔아먹는 '수입 유통사' 수준 혹은 그저 대신 조립해서 시장에 내놓는 'OEM' 수준을 넘어서기 위해 자체적으로 뭔가를 하려고 했던 부분정도는 인상적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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